귀 뒤쪽을 눌렀을 때 통증이 지속된다면 단순한 피로나 땀띠만 생각해서는 안 돼요. 유양돌기염이라는 질환의 초기 증상일 수 있기 때문인데요, 이 글에서는 귀 뒤 통증의 원인부터 병원에 가야 할 시점까지 자세히 설명해 드릴게요.
1. 단순 피로? 귀 뒤 눌렀을 때 통증이 계속된다면 의심할 질환
귀 뒤를 손가락으로 꾹 눌렀을 때 찌릿하거나 둔통이 계속된다면, 대개는 '잠을 못 잤나 보다' 하고 넘기기 쉬워요. 하지만 이 통증이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심해진다면 이야기가 달라져요. 귀 뒤에는 유양돌기라는 뼈 돌기가 자리 잡고 있는데 이 뼈 안쪽은 벌집처럼 작은 공기방이 가득해요. 문제는 이 공기방이 고막 뒤 중이와 직접 통로로 연결돼 있어 염증이 번지기 쉬운 구조라는 거예요. 예컨대 감기나 비염으로 귀 안에 압력이 차고 중이염이 제대로 가라앉지 않은 상태라면 염증이 유양돌기 안쪽까지 퍼지면서 유양돌기염 초기 단계가 될 수 있어요. 이때 통증은 움직일수록 특히 눌렀을 때 더 찌릿하게 느껴지는데요, 열감이나 붓기가 함께 나타나면 이미 염증 반응이 시작됐을 가능성이 커요. 또 귓바퀴 뒤에 위치한 림프절이 바이러스, 세균 감염으로 부어오르면 눌렀을 때 콕콕 찌르는 아픔이 생기고 목을 돌릴 때마다 불편함이 커지기도 해요. 통증 양상도 중요한 힌트예요. 근육통이라면 핫팩이나 스트레칭으로 금세 완화되지만 유양돌기염 전조 통증은 쉴 때보다 누워 있을 때 혈류가 몰리면서 더 욱신거리는 경향이 있어요. 또한 한쪽 귀만 유독 아프고 목덜미나 관자놀이까지 뻗치는 머리 통증이 동반된다면 염증이 주변 조직이나 신경을 자극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어요. 이런 상태로 일주일 이상 방치하면 고막을 통해 고름이 배출되거나 드물게는 염증이 두개골 내부로 퍼져 심각한 합병증을 부를 수도 있어요. 물론 모든 귀 뒤 통증이 유양돌기염은 아니에요. 오래된 스마트폰, 태블릿 사용으로 목이 굳으면서 생긴 근막통일 수도 있고 귀걸이 뒷면 금속 알레르기로 국소 피부염이 생겼을 가능성도 있어요. 그래서 통증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보다는 통증 지속 시간, 한쪽, 양쪽 여부, 열, 붓기 동반 여부를 꼼꼼히 체크해 두세요. 특히 38도 이상 발열이 나거나, 귀 안에서 '웅' 하는 먹먹함이 더해지면 지체 없이 이비인후과 진료를 받는 게 안전해요. 결국 귀 뒤 통증을 대충 파스에 맡기면 작은 염증을 키울 수 있어요. 통증이 며칠 넘게 이어지거나 눌렀을 때 더 아프고 열감까지 느껴진다면 '단순 피로'라는 자기 진단보다는 원인을 정확히 확인하러 가는 편이 훨씬 빠르고 안전한 해결책이에요.
2. 유양돌기염이란? 귀 뒤쪽에 생기는 염증의 정체
유양돌기염은 이름부터 다소 낯설지만, 귀 뒤쪽을 만지면 손끝에 만져지는 출입구와도 같은 뼈 '유양돌기'에서 시작되는 염증이에요. 유양돌기는 두개골 일부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스펀지처럼 빈 공간이 그물망으로 얽혀 있어요. 이 공기 방들은 고막 바로 뒤 중이 강과 작은 관으로 연결돼 있어서 중이염이 완전히 낫지 않거나 감염이 계속 반복되면 세균이 쉽게 이 통로를 타고 이동해요. 그러면 스펀지 구석구석에 고름이 고이고 염증이 퍼지면서 유양돌기염이 형성되는 거죠. 문제가 되는 이유는 위치예요. 유양돌기는 뇌막과 고막 사이, 말 그대로 '중간 관문'에 붙어 있어요. 염증이 깊어지면 고름이 뼛속을 뚫고 두개골 안쪽으로 스며들어 경막이나 뇌막까지 자극할 수 있어요. 실제로 항생제가 없던 시절엔 유양돌기염이 소아 사망의 주요 원인이었고 지금도 방치하면 청력 저하나 안면신경 마비 같은 합병증이 남을 수 있어요. 또 뼛속에 고름이 갇히면 뼈가 압력을 이기지 못해 녹아내리기도 하는데, 이때 귀가 바깥쪽으로 밀려 보이거나 귓바퀴 뒤 피부가 부풀어 오르는 특징적인 모양이 나타나요. 초기 증상은 생각보다 단순해요. 귀 뒤쪽을 눌렀을 때 욱신거리거나 열감이 있고 가만히 있어도 묵직한 통증이 이어지면 의심해야 해요. 시간이 지나면 열이 오르고 고막 뒤 압력이 높아져 귀가 '먹먹'해지거나 소리가 울리는 이명도 동반될 수 있어요. 고막에서 노란색 고름이 새어 나오는 급성 중이염 양상이 보인다면 이미 유양돌기까지 염증이 퍼졌을 가능성이 커요. 누가 더 취약할까요? 첫째, 중이염을 자주 앓는 아이들이에요. 유양돌기 내부 공기 방이 아직 성숙하지 않아 감염이 빠르게 번져요. 둘째, 면역력이 약한 노인이나 당뇨 환자예요. 염증을 억제하는 힘이 부족해 진행 속도가 빨라요. 셋째, 감기를 끌고 다니며 항생제를 중간에 끊은 경험이 있는 분들이에요. 귓속 세균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잠복해 있다가 재발을 일으키기 쉽거든요. 치료는 항생제가 기본이지만 뼛속 고름이 터널처럼 퍼진 경우엔 절개 배농이나 유양돌기 절제술까지 고려해야 해요. 심하지 않은 초기라면 2주 내외의 항생제 복용으로 호전되지만 진통제만으로 버티다 놓치면 수술과 입원이 필요해질 수도 있어요. 그래서 귀 뒤 통증을 단순 '근육 뭉침'쯤으로 넘기지 말고 발열, 부종, 고름 등 경고 신호가 보이면 빠르게 이비인후과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합니다. 결국 유양돌기염은 평범한 중이염이 길어지면서 생길 수 있는 '2차 감염'이에요. 염증이 번지기 전에 초기 중이염을 완전히 치료하고 귀 뒤 통증, 열감이 생기면 지체 없이 확인하는 습관이 무엇보다 중요해요.
3. 귀 뒤 통증에 동반되기 쉬운 증상들, 병원 가야 할 타이밍은?
귀 뒤를 눌렀을 때 아프기만 한 줄 알았는데 열까지 오르고 밤마다 욱신거리면 '좀 더 지켜보자' 하기는 위험해요. 통증이 사흘 이상 이어지면서 강도가 점점 세진다면 단순 근육통이나 피로 누적이 아닐 가능성이 크거든요. 유양돌기염처럼 염증이 뼈 안쪽으로 번질 때는 휴식을 취해도 통증이 줄지 않고 오히려 부종이 커져서 귀 뒤 살이 단단하게 붓는 느낌이 생겨요. 두 번째 체크포인트는 귀 내부 분비물이에요. 면봉을 살짝 돌렸는데 진물, 고름, 악취가 올라온다면 중이염이 이미 진행 중이거나 고막 뒤에서 고름이 차고 있다는 신호예요. 이런 상태에서 귀 뒤까지 아프다면 염증 통로가 유양돌기로 확장됐을 확률이 높아서 바로 이비인후과 진료를 받으셔야 해요. 세 번째는 전신 증상입니다. 38도 안팎의 열이 오르고 머리가 지끈거리거나 구역감까지 동반된다면 염증이 두개골 안쪽 구조를 자극할 수 있다는 경고예요. 가만히 있을 때도 귀 뒤가 욱신거리거나 밤에 더 심해지는 유형 역시 위험 신호로 봐야 해요. 아이들이 귀 뒤를 잡고 보채거나 열이 날 때는 진행 속도가 더 빠를 수 있으니 지체 없이 병원을 방문하시는 게 안전해요. 이미 중이염을 진단받아 약을 먹고 있는데도 귀 뒤 통증이 계속된다면, 항생제가 필요한 균주에 맞지 않거나 약 복용 기간이 충분하지 않아 유양돌기까지 염증이 번졌을 가능성이 있어요. 대부분은 항생제만으로도 호전되지만 고름 주머니가 크게 잡히면 절개 배농이나 유양돌기 절제술이 필요할 수도 있으니 '좀 더 버텨 보자'는 선택은 위험해요. 정리하자면 사흘 이상 지속되는 통증, 고름 분비, 고열, 두통, 구역감 중 하나라도 해당되면 병원에 가야 할 타이밍이에요. 귀 뒤 통증을 대수롭지 않게 넘기다 뇌막염 같은 합병증으로 이어진 사례도 드물지 않으니 작은 신호라도 가볍게 보지 않는 습관이 귀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이에요.
마치며
귀 뒤쪽을 눌렀을 때 느껴지는 통증,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 쉽지만 그 안에 꽤 무거운 신호가 숨겨져 있을 수 있어요. 특히 통증이 지속되거나 붓고 열이 나는 등 다른 증상이 함께 온다면 유양돌기염과 같은 염증성 질환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어요. 조기에 진단하고 적절히 치료하면 대부분의 경우 큰 문제없이 회복되지만 방치할 경우 뇌로 염증이 퍼지는 심각한 상황까지 갈 수 있어요. 귀 주변은 예민한 만큼 작고 불편한 통증이라도 한 번 더 살펴보는 습관이 건강을 지키는 시작이에요.